24개의 절기 중 스물두 번째 절기인 동지!
동지는 양력에서는 12월 21일 또는 22일이며, 음력에서는 동지는 11월로 합니다. 절기라고 하는 것이 태양의 기울기에 따라 날짜가 정해지기 때문에 딱 떨어지진 않습니다만 동지는 보통 12월 21, 22일 둘 중의 하나로 정해집니다.
동지에 대해서는 각종 미디어에서도 자주 이야기하고, 특히 맛있는 팥죽과 연결되어 떠오르는 유명한 절기입니다.
동지는 태양의 황경이 270도가 되는 때인데 이때 태양은 가장 남쪽에 위치하여, 북반구에서는 낮의 길이가 가장 짧고 밤이 가장 길며, 남반구에서는 반대가 됩니다. 낮의 길이가 가장 짧으니 추위가 절정에 이르게 됩니다(물론 바람과 습도, 기타 등등의 이유로 체감온도가 가장 낮은 것은 아닙니다).
동지의 이런 날씨 때문에(날씨가 춥고 밤이 길다) 호랑이가 교미한다고 하여 ‘호랑이 장가가는 날’이라고도 부릅니다.
1. 동지(冬至)
동지는 24절기 중 거의 끄트머리에 해당하는 22번째에 해당하는 절기입니다. 동지는 음력으로 11월에 들어 있습니다. 그래서 11월을 동짓달 이라고 부르기도 했습니다.
따라서 동지라 하면 이번 한 해도 거의 다 지나가고 마무리하는 단계가 되지요. 한 해도 얼마 안 남았다는 의미이죠.
동지의 한자를 보면 겨울 동(冬), 이를 지(至)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의미를 쉽게 풀이해보면 “겨울의 절정에 이르렀다”라는 의미가 되겠습니다.(동일하게 적용하면 하지가 있겠지요~)
겨울은 여름보다 밤이 깁니다. 겨울의 절정이라는 말은 곧, 가장 밤이 긴 하루라는 의미입니다. 동지를 마지막으로 해서 동지를 지나게 되면서 점차 낮의 길이가 길어지므로 많은 곳에서 축제일, 또는 1년의 시작일로 삼았습니다. 따라서 양력으로 1월 1일이나 크리스마스 등이 동지의 의미가 가미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옛날에는 동지를 흔히 아세, 곧 작은설이라 하였다. 해가 부활한다는 뜻을 지니고 있어서 설 다음가는 작은설로 생각하는 것이다. 그래서 “동지를 지나야 한 살 더 먹는다.” 또는 “동지팥죽을 먹어야 진짜 나이를 한살 더 먹는다.”라는 말이 있다.
그리고 옛날에 서당에서는 동짓날에 입학하였다고 합니다. 이는 동지 이후로 낮의 기운이 점점 커지므로 아이들이 학문을 깨우쳐 밝게 커 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서당의 입학식을 동지에 한 것이라고 합니다.
동지불공(冬至佛供)이라고 해서 동짓날 절에 가서 공양물로 팥죽을 올리고 새해의 발원을 다짐하는 의례입니다. 하지(夏至)부터 짧아진 해가 동지(冬至)를 기점으로 하여 다시 길어지기 시작하는데, 이를 옛 사람들은 태양이 재생되는 것으로 여겼습니다. 그래서 동지는 시작, 재생, 부활의 종교적 상징성을 띄게 되었습니다.
2. 팥죽
동지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이 바로 팥죽입니다. 팥죽을 좋아하시지 않는 분이라도 동지에 팥죽을 한번은 드셔본 적이 있을 겁니다.
우리나라에서 (붉은)팥죽의 의미는 액운과 잡귀를 물리치고 새해를 맞이하며 설날 떡국의 의미와 마찬가지로 팥죽을 먹으면 나이를 한 살 더 먹는 의미까지 있었습니다. 팥죽에 들어가는 찹쌀가루로 새알만한 크기로 만든 동그란 “새알심”을 나이대로 넣어 먹는 관습이 있었습니다.
옛날에는 동지를 큰 명절로 지내서 제사를 모시기도 하였으나 요즘에는 팥죽을 나누어 먹는 어느 한 날 정도이지요. 따라서 옛날에는 신을 모시는 곳에 올려놓고 바친 다음에 방, 마루, 헛간, 장독대 등에 놓았습니다. 단, 탈상하지 않은 집에서는 팥죽을 쑤면 귀신이 싫어하기 때문에 팥죽대신 녹두죽을 쑤어 빈소에 차리는 일도 있다고 합니다.
한편, 팥 자체가 붉은 색을 띄고 있기 때문에 귀신들이 싫어할 것이라고 굳게 믿었습니다. 이러한 팥죽은 액운을 막아준다고 하여 초상 때나 이사를 하였을 때 그리고 고사를 지낼 때, 전염병이 돌 때에 대문이나 벽 같은 곳에 뿌리고, 이웃끼리 나누어 먹는 풍습이 있었습니다. 이렇게 하면 귀신이 접근하지 못한다고 믿었으며, 질병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또한 뱀 ‘사(蛇)’자를 써서 거꾸로 붙여 두면 악귀가 집안에 들어오지 못한다고 합니다. 이를 “동지부적(冬至符籍)”이라 했습니다.
음력 11월 10일이 채 못 되어 드는 동지로 아기동지, 오동지라고도 부릅니다. 윤달이 들어 있는 2006년과 2009년, 2012년, 2014년, 2017년, 2020년 등이 애동지입니다. “애동지”에는 어린이에게 좋지 않은 일이 생긴다고 하여 팥죽 대신 팥 시루떡을 해 먹었다고 합니다.
이와 반대로 동지가 11월 초순을 지나서 들면 노동지 라고 부르기도 하였다고 합니다. 애동지가 드는 해는 그 해 겨울이 춥고 노동지가 드는 해는 춥지 않다는 말이 전해져 내려오고 있습니다.
위의 관습들이 낯선가요?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이러한 풍습들이 녹아 있는 것이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이사를 가면 팥떡을 이웃에게 돌린다.”, “고사를 지낼 때에는 팥떡을 한다.” 등이 있습니다.
3. 동짓날 날씨로 한해를 점친다.
동지가 되면 다양한 방법으로 다음해의 점을 치곤했습니다.
동짓날 일기가 따스하면 다음해에 전염병이 돌아 사람들이 죽게 되지만 날씨가 춥고 눈이 많이 내리면 일도 잘 풀리고 농사도 풍년이들 길조로 여겼다고 합니다. 동짓날에 일기로 다음해의 연운을 점쳤다고도 합니다.
동짓날 보리뿌리를 보아 연사를 점치기도 하는데 뿌리가 셋이면 풍년이고, 둘이면 평년작이고, 하나밖에 없으면 흉년이 들어 보릿고개를 맞아 큰 고생을 하게 된다는 옛말도 있다고 하네요.
전라남도 풍습 : 동지날 저녁에는 매나 소리개가 날아 지붕 위로 지나가면 흉조로 사람이 죽을 징조로 여긴다고 합니다.
경상남도 풍습 : 동지날은 호랑이가 장가가는 날인 바 몸이 뜨거운 호랑이가 교미하기 좋도록 날씨가 춥고, 사람이 동지날 방사를 하면 호랑이처럼 자식수가 적다고 해서 방사를 삼간다고 합니다.
4. 달력을 선물로 보낸다.
궁중에서는 설날과 동지를 가장 으뜸 되는 잔칫날로 생각하였는데 이때 잔치를 베풀었습니다. 해마다 예물을 갖춘 동지사(冬至使)를 중국에 파견하여 이날을 축하하였다. 《동국세시기》에 “관상감에서는 새해의 달력을 만들어 임금에게 바친다. 나라에서는 이 책에 동문지보라는 어새를 찍어 신하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이것을 단오에 부채를 주고받는 풍속과 아울러 <하선동력(夏扇冬曆, 여름 부채와 겨울 달력)>이라 하였다.”라는 기록이 있습니다.
또한 동지날에는 내의원에서는 관계, 후추, 설탕, 꿀을 쇠가죽에 섞어서 삶아 기름이 엉기도록 고아 전약을 만들어 나라에 진상을 했다고 합니다.
5. 동지관련 속담
“동지가 지나면 푸성귀도 새 마음 든다”
동지가 지나면 온 세상이 새해를 맞을 준비에 들어간다는 뜻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속담. 또는 절기와 결부하여 식물의 생태를 되새길 때 사용하기도 한다.
“동지 때 개딸기”
철이 지나 도저히 얻을 수 없는 것을 바란다는 마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속담
“동지섣달 해는 노루꼬리만 하다”
동지섣달 해는 노루꼬리처럼 짧아서 일할 시간이 없다는 의미의 속담
“배꼽은 작아도 동지팥죽은 잘 먹는다”
북한 속담으로 얼핏 보기에는 사람이 변변치 않은 것 같으나 하는 일이 녹록하지 않음을 이르는 말
“범이 불알을 동지에 얼구고 입춘에 녹인다”
겨울 추위가 동지 무렵 시작되어 입춘 무렵 누그러지는 것을 해학적으로 표현한 속담
6. 정리를 마치며
이제 한해도 다 마무리가 되어 갑니다. 이제 남은 절기도 소한(小寒)과 대한(大寒)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이번 한해 모두 고생 많으셨습니다. 가족 친지와 함께 팥죽 한 그릇 먹으면서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며 내년도 파이팅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