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질문(WHAT IS YOUR WISH?)
글·그림 오나리 유코(Yuko Ohnari)
이 책을 발견했던 것은 서울의 어느 한 서점이었습니다. 서점에 서서 이 책 저 책 뒤적이다 발견한 분홍색 책의 제목은 묘한 끌림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손을 뻗어 그 책을 주워들었습니다. 펼쳐본 책 안의 그림과 문장은 너무 사랑스러웠고 이 책을 읽는 순간 이처럼 사랑스러운 가정을 꾸린다면 어떨까라는 행복한 상상을 했습니다.
저는 아직도 이 책을 연인이었던 그녀와 같이 읽고 생각을 나눴던 그 순간 순간의 장면들이 사진처럼 기억에 생생합니다.
지금은 아내가 된 그녀가 잠든 이 새벽의 고요한 시간에 이 책을 다시 읽어 보며 그 시절을 다시 한번 떠올려봅니다.
이 그림책에는 사랑스러운 강아지 커플이 나옵니다. 남편과 아내의 사이로 보입니다.
남편과 아내는 손을 잡고 길가에 핀 작은 꽃을 조심스레 지나갑니다. 남편이 먼저 건너고 뒤이어 아내가 건널 때까지 손을 잡고 기다려주네요.
아내와 남편이 식탁에 마주 앉아 이런저런 상상을 하며 대화를 나누기 시작합니다.
아내가 이렇게 말하네요
“그럼 당신이 눈을 뜨니까 내가 작은 벌레로 변해서 당신 코 위에 앉아있는거야.”
“그러면 어떡할 건데?”
남편은 이렇게 말합니다.
“한번 날아봐, 그러겠지?”
“아하! 여행을 떠나면 되겠다. 비용이 반으로 줄 테니 말이야.”
“당신을 위해 작고 예쁜 침대도 만들어 줄게”
“그리고 살며시 입 맞추는 연습도 해야겠다. 행여나 당신이 다치면 안 되니까”
이말에 그녀의 얼굴이 빨갛게 달아 올랐습니다. 이렇게 사랑스러운 말을 하는 남편이라니 정말 사랑하지 않을 수 가 없네요.
이런저런 상상 속의 상황을 만들며 둘의 대화는 이어갑니다.
남편은 아내가 어떤 모습으로 변하든 그에 맞추어 사랑을 표현합니다. 아내가 곰과 같은 포식자가 되어도, 움직일 수 없는 나무가 되어도, 강아지의 천적이라고 하는 고양이가 되어도 남편은 아내에 대한 사랑을 표현합니다.
아내와 남편은 식사를 마치고 잠자리에 듭니다. 이번에는 남편이 아내에게 물어보네요.
“당신은 내가 갑자기 아기로 변하면 어떻게 할 건데”
아내는 이렇게 답합니다.
“그럼 아기를 위해 새 아빠가 필요하지 않을까?”
아내의 장난스러운 도발에 남편은 이렇게 발끈하네요.
“뭐? 나는 엄마만 있어도 훌륭하게 자라나는 아기거든!”
침대에 누워서도 둘의 사랑을 확인하는 질문은 계속됩니다.
“있잖아 만약에 어떤 신이 소원을 모두 들어줄 테니 나랑 헤어져서 죽을 때까지 절대로 만나지 말라고 하면 어떻게 할거야?”
“그렇게 말하는 신이 있다면 콧방귀를 뀌어줄 거야! 그리고 발로 뻥 차버리겠어!”
“그럼 있잖아 내일이 이 세상의 마지막 날이라면?”
“그럼 전말 좋은 언덕에 침대를 옮겨 놓고 뒹굴뒹굴하면서 하루종일 당신과 뽀뽀할 거야.”
사랑 앞에 두 부부는 두려움이 없습니다. 모든 것을 이겨내고 함께하므로 미래가 두렵지 않아보입니다. 사랑은 이렇게 삶에 긍정을 주고 용기를 주나봅니다.
사랑을 시작하고 소중히 키워가는 연인과 세상 모든 부부들에게 이 책을 추천해봅니다.
식탁에서나 침대 맡에서 같이 읽고 서로의 사랑을 속삭이면 분명 행복한 느낌이 드실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