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보신각에 대하여
보신각(普信閣), 흔히 종각(鐘閣)이 누각은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54 (관철동) 종로사거리에 있습니다. 보신각은 보신각종을 걸어 놓기 위해 만든 것으로 정면 5칸, 측면 4칸의 구조로 되어 있으며, 1396년(조선 태조 5년) 창건했다가, 1869년(조선 고종 6년)과 1979년에 다시 한번 재건되었습니다. 종로구의 종 모양 심볼도 보신각종을 본 따서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지하철로 1호선 종각역과 가까운 이곳은 서울특별시 기념물 제10호로써 매년 양력 12월 31일 밤 12시가 되면 새해를 맞이하여 보신각종을 33번 치는 '제야의 종' 타종 행사를 하는 곳으로 잘 알려져있습니다. 이때에는 차량의 출입이 전면 통제되며 지하철은 종각역을 무정차 통과합니다.
또한, 매년 12월 31일 이외에도 3월 1일 삼일절, 8월 15일 광복절 등 국경일 낮 12시를 기해서 기념 타종 행사를 열기도 합니다.
2. 보신각의 역사
조선 태조 5년(1396년)에 경기도 광주에서 주조한 종을 한양의 청운교 서쪽 종루에 설치한 것이 시초입니다. 이후 1413년(태종 13년)에 2층 종루를 통운교(지금의 종로네거리)로 새로지어 옮겼다고 합니다.
1458년(세조 7년)에는 새로운 종을 만들어서 설치하였으나 임진왜란(1952년)의 발발시 왜군들에 의하여 한양이 점령당했을 때 종루는 소실되었고 종도 파괴되었습니다.
그 후 1619년(광해군 11년)에 종각을 다시 짓고 종도 새로 달았는데, 이때 세운 종각은 기존의 2층 종루가 아니고 본래보다 작게 1층으로 만들었습니다. 여기에 건 종은 새로 만들지 않고 기존의 종을 옮겨왔다고 합니다.
옮겨온 종은 원래는 원각사(圓覺寺)에 있던 종으로 세조 때에 만들었던 것이었으나 연산군 10년(1504년)에 원각사를 폐찰하면서 갈 곳을 잃은 이 종은 숭례문과 명례동 고개를 거쳐 현재의 종각의 위치에 자리를 잡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 1950년 6.25 전쟁 때 또 다시 파괴되어 휴전 이후인 1953년 다시 정면 5간 측면 4간의 2층 종루의 형태로 복원하였습니다. 새로 지어진 종루는 안타깝게도 콘크리트 구조물로 일제강점기에 바뀐 바라보는 방향 그대로 지어졌다고 합니다.
보신각의 편액은 보신각이라는 이름을 명명한 고종이 직접 쓴 현판이었으나, 6·25전쟁으로 전소하였고 현재의 편액은 이승만 대통령이 직접 썼다고 합니다.
1985년에 기존에 세조때 만들었던 ‘원각사표’ 본래의 보신각종이 노후되어 이를 보존하기 위하여 성덕대왕신종(에밀레종)을 본떠 주조하여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3. 보신각 종을 33번 치는 이유
1) 역사적 의미
태조 5년(1396)부터 도성의 4대문(숭례문·홍인지문·숙정문·돈의문)과 4소문(혜화문·소덕문·광희문·창의문)을 일제히 여닫기 위해 종을 쳤습니다. 오후 10시에 통행금지의 시작을 알리는 종을 '인정(人定)'이라 했으며, 오전 4시에 통행금지 해제를 알리는 타종을 ‘파루(罷漏)’라 했습니다.
‘인정’은 오후 10시경에 28수 별자리 수에 맞추어 28번 타종하였으며, 파루때에 종을33천(天)에 맞추어 33번을 쳤습니다.
시계가 없던 시절, 백성들은 해를 보고 시간의 흐름을 짐작했는데 밤 중에는 세종시대에 발명한 각종 시계로 백성들에게 밤 시간을 알려주었습니다.
아래 글은 세종시대에 물시계인 자격루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한 장영실에 대하여 작성한 내용이니 참고하세요.
2019/12/28 - [잡다한 지식] - 장영실에 대하여
각 경마다(2시간) 북을 치고, 각 점마다(24분) 징을 쳐서 시간을 알렸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 소리를 모든 주민이 들을 수는 없었기 때문에 사대문이 닫히고 주민 통행금지가 시작되는 이경(밤 10시경)과 통행금지가 해제되는 오경(새벽 4시경) 만큼은 종로 보신각에 있는 대종을 쳐서 널리 알렸다고 합니다.
2) 불교적 의미
불교의 우주관, 28계 33천 신앙에서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33천을 도의천이라 하는데 그 곳의 천민(天民)들은 건강하고 무병장수 하므로 밝아오는 새해와 밝아오는 아침에는 우리 국민들이 33천민들처럼 건강하고 무병장수하기를 기원하는 의미라고 합니다.
섣달 그믐날 밤 자정에 절에서는 중생의 백팔번뇌를 없앤다는 의미로 종을 108번 울렸습니다. 108이란 숫자가 그러하듯이 ‘33’이라는 숫자도 불교에 뿌리를 둔 숫자입니다.
33번의 종을 치는 것은 ‘온 사방 만 백성’의 시름과 번뇌를 씻고, 새로운 한해를 축원하는 의미라고 할 수 있습니다.